제2기 인문학 강좌 3강 쓸모있음과 쓸모없음 - 201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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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인문학 강좌 <고전 속 희망읽기> 3강 쓸모있음과 쓸모없음 - 201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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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미혹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가?

엄진성(영남대)

미혹  1.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2.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을 뜻한다.  

작게 미혹되면 사람들은 방향을 잃는다. 크게 미혹되면 사람들은 본성이 망가진다. 어떻게 이것을 아는가? 역사에 근거한 것이다. 우・순이 인의를 표방한 후로 천하가 혼란해진 이래 천하는 인의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이것이 인의가 사람의 본성을 망가뜨린 게 아닌가? 지금부터 분석해 보자. 삼대 이후로 천하에는 외물의 번뇌가 늘 있었고, 인성이 교란되었다. 소인이 자기의 생명을 버리면서 이득을 구하고 선비는 자신을 희생해 명예를 구하고 대부는 자신을 버려 관직을 구하고 성인은 자신을 희생해 천하를 바랐다. 이러한 사람들은 직업은 다르고 내거는 것은 다르지만 자신의 본성을 해치고 목숨을 다 바쳐 무언가를 구했다는 점에서 모두 같다.

우리는 종종 ‘나는 누구인가’ 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 가’가에 얽매여 있다. 자신의 이미지에 집착하고 남들이 자신에게 반하고 호감을 갖기를 위해 외모를 뜯어 고치고 유머를 외운다. 그리고 남들이 자신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 볼 때 비로소 안도감을 느낀다. 혹시 당신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세상의 중심은 나이다. 그렇지만 세상이 나는 아니지 않는가?

천하에는 도술을 배운 자가 많다. 그리고 모두 각기 자기가 배운 도술을 다시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갖추지 못한 채 두루 미치지 못하므로 결국 한쪽에 치우친 학자인 셈이다. 그들을 종합, 조화된 천지의 아름다움을 일부러 판별하고 만물에 갖추어진 도리를 억지로 분석한다. 옛날 덕이 온전했던 선비들을 살펴보자 천지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신명의 모습을 지녔다고 할 만한 자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성덕을 안에 간직하고 왕도를 밖으로 실행하는 도란 어두워서 뚜렷하지 않고 막힌 채 드러나지 않는다. 천하 사람들은 각기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일을 하며 그것을 방술이라 생각한다. 슬프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자신이 모든 것을 떠 맞으려 하지마라. 억지로 세상의 중심이 되려하지 마라. 이미 당신은 존재 자체로 세상의 중심이다.

왜 혼돈이 죽어버렸을까?

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 此獨無有, 日鑿日窺, 七日而混沌死 사람들은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 쉰다. 그런데 혼돈은 이 구멍이 없다. 그래서 혼돈에게 날마다 한 개의 구멍을 뚫어주었고 7일만에 혼돈은 죽어 버렸다.



산해경에서는 혼돈을 상징하는 신으로 새의 모습을 한 제강을 말한다. 제강은 붉은 빛을 띠고 있고 여섯 개의 다리와 네 개의 날개가 달려 있다. 다만 이 날개 때문에 그 이상한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새라고 여겨졌던 것이다. 그런데 기이한 특징은 눈·코·귀·입 등 얼굴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새는 정말 혼돈 속에 갇힌 어두운 상황처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답답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는데 그것은 바로 춤과 노래를 잘할 뿐만 아니라 즐긴다는 점이다.    
장자에서 혼돈은 세계의 중앙을 다스리는 신이다. 그에게는 두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한 친구는 남쪽 바다를 다스리는 숙(倏)이고 또 한 친구는 북쪽 바다를 다스리는 홀(忽)이다. 숙과 홀은 가끔 혼돈이 사는 곳에 놀러갔는데 그때마다 혼돈은 이 두 친구를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 결과 7일 만에 혼돈은 죽어 버렸다. [장자]

곤륜산의 서쪽에 어떤 짐승이 있은데, 그 모습은 개와 같고 긴 털에 다리가 넷이다. 곰 같기도 한데 발톱은 없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걸어도 나아가지 못하며 두 귀가 있으나 듣기 못한다. 그러나 사람을 보면 그가 어디로 갈지 알았다. 배가 있으나 오장이 없고 창자가 있으나 구불구불하지 않아 음식이 곧 바로 내려 갔다. 누군가 덕행이 있다고 하면 가서 들이 받았고 못됐다고 하면 졸졸 따라 다녔다. 하늘이 그렇게 만든 것으로 이름을 혼돈 이라고 한다. 홀로 살며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데 항상 자신의 꼬리를 물고 빙빙 돌다가 하늘을 보고 웃곤 한다. [신이경]


최고의 싸움꾼의 조건은?

望之似木鷄其德全 보기에 흡사 나무로 만든 닭과 같으니 그 덕이 완전하구나!

어느 왕이 투계를 몹시 좋아하여 당시 최고의 투계 사육사였던 기성자란 사람에게 최고의 싸움닭을 구해 최고의 투계로 만들기 위한 훈련을 맡겼습니다. 맡긴 지 십일이 지나고 나서 왕이 기성자에게 물었습니다. “닭이 싸우기에 충분한가?” 기성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긴 하나 교만하여 아직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 교만을 떨치지 않는 한 최고의 투계라 할 수 없습니다.” 십 일이 지나 왕이 또 물었을 때 기성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도 너무 쉽게 반응 합니다.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진중함이 있어야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십일이 지나 왕이 또 묻자 그는 ”아직 멀었습니다. 조급함을 버렸으나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 그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 합니다.“ 십일이 지나고 왕이 또 묻자 기성자는 대답하였습니다. ”이제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상대방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 완전히 마음의 평형을 찾았습니다. 나무와 같은 목계(木鷄)가 되었습니다. 닭의 덕이 완전해졌기에 어느 닭이라도 그 모습만 봐도 도망갈 것입니다.

성인은 자연의 재난을 받지 않고 외물에 얽매이지도 않으며,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고 귀신의

붕새가 남쪽 바다로 간 이유는?


북해(北海)의 끝에는 곤(鯤)이라는 이름의 큰 물고기가 살고 있. 곤의 크기는 몇 천 리가 되는지 모른다. 그 곤이 화(化)해서 붕(鵬)이라는 새가 된다. 붕새는 몇 천 리가 되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크며, 이 붕새가 한번 날개를 탁 하고 쳐서 솟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을 덮어버리고, 날갯짓을 하면 바다가 출렁거릴 태풍이 일어나는데, 단번에 북해 끝에서 남해의 끝까지 날아간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무릇 대지는 우리에게 형체를 부여하고,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하게 하고, 늙음을 주어 편하게 하고,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심재와 좌망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통일하여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로 들어야한다. 기라는 것은 텅 비어서 무엇이나 받아들인다. 참된 도는 텅 빈 곳에 모이며 텅 비게 하는 것이 곧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네가 너의 정신을 잊어버리고 너의 형체를 잊어버렸다면 거의 도에 접근한 것이다. 고요할 때는 음기와 함께 숨어 고요하고. 움직일 때는 양기와 함께 흘러간다. 생각을 따르지 않고 기대를 하지 않으며, …순수하고 혼잡하지 않으며 텅 비고 고요하고 한결같아 변하지 않는다. 순수한 도리는 오직 정신을 지켜 보호하는데 있으니, 정신을 보호하고 잃지 말아야 정신과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고 한결같고 정통해야 천륜 자연의 이치에 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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