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호 (통권 31호)

본문 바로가기
시각과 문화
> 열린마당 > 시각과 문화
시각과 문화

2012년 여름호 (통권 31호)

계간
시각과 문화
2012년 여름호(통권31호)
사단법인 대구시각장애인문화원

차례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한다 _ 이석규
Hey Jude - The Beatles _ 김창연
어부사(漁父辭) - 굴원(屈原) _ 이석규 역
대한민국 정보화의 마에스트로 오명 (원제: 30년 후의 코리아를꿈꿔라)
_ 최성재
우리가 답사한 유적
전주 한옥 마을을 다녀와서 _ 홍미라
답사 사행시
차별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_ 허경호
부진아 시험 감독 _ 이태호
팝스 단상 _ 이석규


권두칼럼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한다 _ 이석규

한국인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은데, 그 이해할 수
없는 것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자기 언어에 대한 둔
감함이다. 그 둔감함, 아니 무감각함에 날마다 깜짝깜짝 놀란
다. 한국인의 머리에는 모국어의 문법이 없고, 모국어의 의미
가 없고, 모국어의 발음 규칙이 없다. 이 땅에서 태어나고, 이
땅에서 학교를 다니며 학위를 받고, 이 땅에서 강의를 하며 집
필을 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한국인의 머리에 모국어의 문법이 없다는 근거로는, "들어오
세요"라고 하거나 "들어가세요"라고 해야 할 것을 "들어오실게
요"라고 하거나 "들어가실게요"라고 하는 것이나, "안내해 드릴
까요?"를 "안내해 드립니까?"라고 하는 것이나, "오라고 전하리
이까?"라고 해야 할 것을 "오라고 전하올까요?"라고 하는 것이
나, "이것은 영수증이고요 이것은 거스름돈입니다."라고 해야
할 것을 "이것은 영수증이시구요 이것은 거스름돈이십니다."라
고 하는 것이나, '남자 같다'라고 해야 할 것을 '남자답다'라고
하고 반대로 '남자답다'라고 해야 할 것을 '남자 같다'라고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인의 머리에 모국어의 의미가 없다는 근거로는, 원서 등
을 '제출'한다고 해야 할 것을 '접수'한다고 하는 것이나, 부동산
을 '임차'한다고 해야 할 것을 '임대'한다고 하는 것이나, 그 단
어들 자체에 이미 복수의 의미가 담긴 말에 또다시 복수 접미
사 '-들'을 덧붙여서, '관중들', '대중들', '민중들', '청중들'이라
이석규 _ 본원 운영위원
고 하는 것이나, '식단'이나 '목록'을 '식단표'나 '목록표'라고 하
는 것이나, '천주교'를 제외한 '개신교'만을 '기독교'라고 하는 것
이나, '석가 탄일'이라고 해야 할 것을 '석가 탄신일'이라고 하는
것이나, '임신부'라고 해야 할 것을 '임산부'라고 하는 것이나, '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을 '출사표를 던진다'라고 하는 것이나, "
이 강아지 수놈이에요, 암놈이에요?"라고 해야 할 것을 "이 강
아지 남자에요, 여자에요?"라고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인의 머리에 국어의 발음 규칙이 없다는 근거로는, 'ㅐ'와
'ㅔ', 'ㅒ'와 'ㅖ', 'ㅙ'와 'ㅚ'와 'ㅞ'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
을 비롯하여, '가장(家長)'을 '가장(假裝)'과 똑같이, '공모(共謀)'
를 '공모(公募)'와 똑같이, '과거(科擧)'를 '과거(過去)'와 똑같이
발음하는 것이나, '세련'을 [쎄련]으로, '늦깎이'를 [ㄴ까기]로 발
음하는 것이나, '꽃이'를 [꼬시]로, '깨끗이'를 [깨끄치]로 발음하
는 것이나, '어차피'를 [어짜피]로, '착잡하다'를 [착찹하다]로 발
음하는 것이나, '읊어'를 [으퍼]로, '훑어'를 [후터]로 발음하는
것이나, '카페'를 [까페]로, '셰익스피어'를 [ㅆ스피어]로 발음하
는 것이나, '플라자'를 [프라자]로, '블록'을 [블럭]으로, '카디건'
을 [가디건]으로, '포일'을 [호일]로, '엔도르핀'을 [엔돌핀]으로,
'플래카드'를 [플랭카드]로, '슬래시'를 [슬러시]로, '웰비잉'을
[웰빙]으로, '메시지'를 [메쎄지]로 발음하는 것 등을 들 수 있
다.
이와 같이, 제 말의 문법을 남의 말의 문법보다 더 모르고, 제
말의 의미를 남의 말의 의미보다 더 엉뚱하게 알고, 제 말의 발
음을 남의 말의 발음보다 더 이상하게 해서 국어 파괴의 선봉,
첨병 역할을 백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지렁이들이 아니라, 자타가 공인하는 식자들인 아나
운서, 성우, 기자, 교수 등인데, 자기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제
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어떤 범인보다
이 사회에 더 큰 해악을 끼치면서도 도리어 칭찬과 선망의 대
상이 되는 면에서는 이들을 따를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이들 중에는 자기 말을 잘못 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혀 의
미가 통하지 않는 신어를 지어 내어 퍼뜨리는 사람들이 많은
데, 이런 사람들이 마구 만들어서 퍼뜨리는 말로는, '방재청'이
라고 하면 될 것을 '소방 방재청'이라고 하는 것이나, '중앙 재해
대책 본부'라고 하면 될 것을 '중앙 재해 안전 대책 본부'라고 하
는 것이나, '원호처'와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부처를 '국가 보
훈처'라고 고쳐서 부르는 것이나, '접속 부사'라고 해야 할 것을
'연결사'라고 하는 것이나, '선택지'라고 해야 할 것을 '답지'라고
하는 것이나, '공증서'라고 해야 할 것을 '공인 인증서'라고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국어를 올바로 사용해야 할 중차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그 책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에서 한 걸
음 더 나아가서, 의미 불통의 말을 함부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
을 국어 파괴자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어 파괴자들
이 만들어 낸 용어 중에 '간학문적(間學問的)'이라는 말이 있다.
몇 년 전 이 말을 처음 보았을 때는 무슨 뜻을 이런 말로 표현
하였는지 무척 궁금하였었는데, 올해 4월에 EBS 교재 중 "사
회·문화"를 보고서야 비로소 그 의문이 풀렸다. 이 용어는 영
어 'interdisciplinary'의 역어인데,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학
제적(學際的)'이라고 번역하고 있고 영한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이 용어를 쓴 저자는 "학문 간의 협력을 강조하는 '간학문
적'이라는 용어"라고 주석을 달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쓰지 않
는 이 '간학문적'이라는 말을 굳이 쓰려고 하는 이유는, 영어나
기타 외국어에서 들어온 말의 역어는 원어와 같은 구조여야 한
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영어가 '접두사 + 어근'의 구조
로 되어 있으므로 우리말 역어도 'inter'에 해당하는 '간-'이 어
두에 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기상천외한 용어를 만들어
낸 것 같다. 이 사람의 생각대로라면,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이 아니라 '간대륙 탄도
미사일'로 번역해야 하고, 'Interstate Commerce Commission'
은 '주간(州間) 통상 위원회'가 아니라 '간주 통상 위원회'로 번역
해야 하고, 'international relations'는 '국제 관계'가 아니라 '간
국가 관계'로 번역해야 한다. 영어에서 '접두사 + 어근'으로 된 단
어는 우리말 역어에서도 "접두사 + 어근'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
면, '어근 + 접미사'로 된 영어 단어 역시 우리말 역어에서도 '어
근 + 접미사'의 구조를 가져야 할 것이니, 'faithless servant'는 '
불성실한 하인'이 아니라 '성실불한 하인'으로 번역해야 하고,
'meaningless training'은 '무의미한 훈련'이 아니라 '의미무한
훈련'으로 번역해야 하고, 'worthless knowledge'는 '무가치한
지식'이 아니라 '가치무한 지식'으로 번역해야 한다.
언어마다 보편성과 특수성이 있게 마련인데, 이 사람은 어떻
게 우리 국어의 특수성은 도외시하고 우리 언어가 영어와 똑같
은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영어의 어떤 단어
가 '접두사 + 어근'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어떻게 그 단어의 우
리말 역어도 '접두사 + 어근'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
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영어책을 상당히 보았으므로 사전
의 석의(釋義)를 버리고 독자적인 역어를 만들 생각을 한 것 같
은데, 그런 역어는 우리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론적, 체계적
으로는 몰라도 적어도 어감으로는 알고도 남음이 있어야 마땅
하다. 이 용어를 만들어 낸 사람도, '부부간의 애정'을 '간부부
의 애정'이라고 하거나, '형제간의 우애'를 '간형제의 우애'라고
하거나, '동기간의 화목'을 '간동기의 화목'이라고 하거나, '부자
간의 천륜'을 '간부자의 천륜'이라고 하면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말들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사
람을 과연 한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이러한 용어
를 쓴 사람은 한국인이 아니거나 오랫동안 외국에 있어서 한국
어에 대한 감각이 박약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을 쓴 사람이 한국인이냐 외국인이냐가 아
니라 이러한 교재와 이러한 강사가 어떻게 전국의 고등 학생과
고교 교사가 함께 시청하는 방송국의 교재와 강사가 될 수 있
었느냐 하는 것이다. 그 대답은 간단하다. 이 교재와 이 강사만
이 문제가 아니라 EBS의 모든 교재가 문제투성이라는 것이다.
이상한 용어를 쓴 것은 이 교재만이 아니다. 어느 한 교재라도
주변의 고등 학생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EBS
교재가 다 부실하다면 그 부실함이 초·중·고등 학교의 교과
서와는 무관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EBS 교재 중에서 이 교
재 하나만이 부실할 수가 없듯이, 전체 교과용 도서 중에서 유
독 EBS 교재만이 부실할 수가 없고, 초·중·고 교과서 역시
부실 도서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가 없다. 교과서라기보다는
휴지 뭉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모든 도서
중에서 EBS 교재와 초·중·고등 학교 교과서만이 부실할까?
그럴 리도 없다. 왜냐하면 5000만 명이 보는 도서 중에서 다른
도서는 다 충실한데 1000만 명의 학생과 교원이 보는 교과서
나 참고서만이 부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악서가 많다는 것은 악서와 양서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이다. 전국의 모든 고등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EBS
교재를 보고 그 강사들의 강의도 들으라고 강요하고 있을 것이
다.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 교사들이 EBS 교재가 악서인지
양서인지 구별할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대학 입학
수험생들은 이 이상한 용어를 책으로도 보고 강의로도 들으며
쓰면서 외울 것이다. 이미 이 용어의 개념을 대상으로 해서 출
제가 되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이상
한 용어가 많은 젊은이들의 뇌리에 각인될 것이고 이들이 다시
글이나 말로 이 말을 퍼뜨릴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이 '간학문적'이라는 용어가 '학제적'이라는 용어를 구축할 것이
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의미 불통의 학술어가 양산되어도
의식이 마비된 우리의 학계에서는 비논리적인 학술어를 퇴출
할 능력을 영영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저질 학술어가 양산되고 이러한 저질 도서가 범람하
고 있는 것은 공부와 철천지원수가 된 사람들이 공부하고 연구
한다는 구실로 학교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에 질릴 대
로 질린 사람들이 연구도 하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하니 그런 연
구, 그런 저서, 그런 강의가 충실할 리가 없다. 이런 사태를 예
방하는 길은 자명하다. 그것은 양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양심
을 회복하는 것은 공부할 사람은 죽기살기로 공부하고, 공부하
기 싫은 사람은 정직하게 공부가 자신의 소임이 아님을 인정하
고 공부에서 손을 떼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Pops English

Hey Jude - The Beatles _ 김창연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Hey Jude, don't be afraid.
You were made to go out and get her.
The minute you let her under your skin,
Then you begin to make it better.
And anytime you feel the pain, hey Jude,
Do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s.
For well you know that it's a fool who plays it cool by
making his world a little colder.
Hey Jude, don't let me down.
You have found her, now go and get her.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So let it out and let it in, hey Jude, begin,
You're waiting for someone to perform with.
And don't you know that it's just you, hey Jude, you'll do,

The movement you need is on your shoulder.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Remember to let her under your skin,
Then you'll begin to make it
better better better better better better, oh.

헤이, 주드. 나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슬픈 노래도 좋게 불러야지요.
알겠소? 그녀를 당신의 마음 속에 끌어들이는 거예요.
그러면 잘 되어 가기 시작하는 거죠.
헤이, 주드. 두려워하지 말아요.
나가서 그녀를 잡으면 잘 되도록 있어요.
그녀를 꼭 붙잡은 그때부터 좋아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고통을 느낄 때, 주드여, 무리하지 말아요.
세계를 짊어져서는 안 돼요.
자기의 세계를 조금 차갑게 보고 잘난 척하는 녀석이 있지만
그건 바보예요.
헤이, 주드.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 줘요.
그녀를 발견했다면 당신의 것으로 만드는 거예요.
알겠소? 그녀를 당신의 마음 속에 끌어들이는 거예요.
그러면 잘 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꺼낼 것은 꺼내고, 넣을 것은 넣는 거예요.
헤이, 주드.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슬픈 노래도 좋게 불러야지요.
알겠소? 그녀를 단단히 당신의 것으로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잘 되기 시작하는 거지요. 잘 돼요. 잘 돼요.

우리나라 시각으로 7월 28일(토) 오전 5시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이 개최되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문화 강국 영국
의 역사를 한눈에 펼쳐 보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올림픽의 테
마는 영국이 낳은 위대한 문학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
'에 실려있는 문구인 'Isles of wonder(경이로운 섬)'입니다. 개막
식 총 연출자는 아카데미 8개 부문 수상작 '슬럼 독 밀리어네어'
를 연출한 대니 보일 감독으로서 그 비용이 무려 480억 원에 이
른다고 합니다. 수많은 개막식 하이라이트 중 대미를 장식한 놀
랄 만한 장면이 있었는데, 영국이 낳은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
(The beatles)의 Paul McCartney(폴 메카트니)가 Hey Jude(헤
이 주드)를 부르는 순간이었습니다.
50년의 세월을 넘어 비틀즈가 우리의 가슴에 되살아나는 감동
의 순간이었습니다. 화려한 무대와는 달리 '폴 매카트니'는 올림픽
조직 위원회의 회계 처리를 위한 단 1달러만을 받고 이 노래를
불렀다는 훈훈한 뒷이야기도 전해 옵니다.
비틀즈의 노래는 영화 'I am Sam'에서도 들어 볼 수 있습니다.
지적 장애 아빠 샘과 똑똑한 어린 딸 루시의 스토리에 코끝이 찡
해질 것입니다. 다코다 패닝의 극 중 이름인 루시 다이아몬드는
비틀즈의 팬인 샘이 지어 준 이름으로 'Lucy In The Sky With

0 Comments
제목